|
한 일간지 경제면에 ‘가계 부채 심상찮다’는 기사가 실렸다. 기사에는 박창균 중앙대 교수가 분석한 한국의 가계 부채 상황이 인용돼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계 부채가 일반 가정의 가처분소득보다 20% 이상 많은 688조 2000억 원에 이른다.” 전체소득 중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소득, 즉 가처분소득이 가계 부채보다 적다는 것은 일부 가정이 빚더미에 올라 있다는 얘기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일반 가정의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 40%대의 대부업체의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러한데 정말 빚내도 되는 걸까? |
|
‘빚 테크’란 빚으로 하는 재테크를 말한다. 재테크 수단으로 빚을 활용하는 것. ‘빚내서 투자하지 말라’는 경제 금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재테크라 할 수 있다. 왕비 재테크 대표 권선영 씨는 20대 초반 2,900만 원의 종잣돈으로 시작해 10년 만에 10억 규모의 자산을 만든 인물이다. 낮에는 간호사, 밤에는 의류 매장 점원으로 일하는 성실함과 한겨울에도 난방기를 틀지 않고 두터운 파커로 버티는 악착이 지금의 부를 가져온 밑거름이었다. 거기에 하나 더 보태자면 빚을 제대로 활용했다는 것이 부자가 된 비결이다. 서울역사에 있는 한 강의실에서 ‘부자 레슨’을 마치고 나온 권선영 씨를 만났다. “빚 테크의 정의를 뭐라고 해야 할까요? 저는 일단 위험 부담 측면에서 접근하고 싶어요. 빚은 위험 부담을 당사자가 지는 것이죠. 빚으로 투자하는 사람이 그 책임도 져야 해요. 저축의 시대에는 저축으로 부자가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지금 같은 투자의 시대에는 빚 테크로 부자가 될 수 있어요. 예전에는 가장 한 사람의 월급만으로도 네 식구가 살 수 있었지만, 이제는 맞벌이 수입으로도 허덕이잖아요. 제가 아는 부자 중에 빚 테크 없이 부자가 된 사람은 없어요. 재테크의 핵심은 바로 빚 테크입니다.” 회원 수 4만 명이 넘는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며 재테크 강사로도 활동 중인 권선영 씨는 재테크와 관련한 상담일도 겸하고 있다. 몇 년 전 한 신혼부부는 권선영 씨에게 조언을 구한 뒤 빚 테크에 도전했다. 부부는 신혼 자금 8천만 원과 대출금을 합해 송파구 풍납동의 한 아파트를 2억 원에 구입했다. 전세를 끼고 있어 대출금은 많지 않았다. 부부는 신혼의 낭만을 포기하고 회사 인근에 작은 원룸에서 월세 생활을 했다. 몇 년 후 아파트 가격이 7, 8천만 원 정도 올랐고, 대출금을 갚고도 몇 천만 원이 고스란히 남았다. “예전에는 가계부 정리 빼먹지 않고 살림살이 꼼꼼히 하는 주부가 현명한 여자였어요. 이제는 재테크를 잘 하는 것이 주부의 역할이 되었어요. 제 지론은 여자가 현명하면 3대가 행복하다는 거예요. 빚 테크에 대한 의견은 사람 수만큼 가지각색이에요. 부자들의 공통된 생각은 빚을 내도 된다는 거죠. 우리나라 현실에서 빚 없이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 |
|
스물셋, 이른 나이에 결혼한 권선영씨의 신혼 자금은 3천만 원이 채 안됐다. 첫 월급은 겨우 40만 원. 이대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걸 일찌감치 깨달은 그녀는 결혼 후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3년 동안 7천만 원을 마련해 어느새 자산은 1억이 되었다. 이 돈을 어떻게 쓸까 궁리하다가 몇몇 부자를 만났고, 그들에게 조언을 들었다. “한결같이 자신이 부자가 된 건 부동산 덕분이라고 고백하더군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비결을 알려줬는데, 바로 빚내는 걸 겁내지 말라는 거였죠. 가진 것 없는 제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지렛대 원리라면서 빚을 내 투자하라고 말이죠. 처음에는 전혀 이해되지 않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내 집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는다. 대출금과 이자를 갚는 동안 집값이 오르기를 기대한다. 실제로 시간이 흐르면 집값은 대개 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재의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고 하면 현재 수준보다 못한 곳으로 가야만 시세 차익을 재산으로 연결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더 넓고 좋은 집을 희구한다. 결국 내 집으로 돈을 벌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제가 늘 강조하는 말이 있어요. 돈을 엉덩이에 깔지 말라는 거죠.” 그녀는 부동산 담보로 대출이 가능한 주택에 눈을 돌렸고, 3층 규모의 다가구주택을 매입했다. 매입가는 2억 3천만 원. 그중 전세금 1억을 빼고 1억 3천만 원을 마련해야 했다. 3년 간 모은 1억 외에 3천만 원이 더 필요해 빚을 냈다. 1, 2층에 월세를 주고 3층에는 자신이 거주했다. 월세로 대출금 이자를 갚기 시작했다. 대출금 이자보다 월세 수입이 더 컸다. 거기에 남편과 자신의 월급도 고스란히 쌓여갔다. 여기저기서 구한 돈으로 1억 원을 마련해 세입자들에게 전세금을 돌려주기 시작했고, 임대를 전부 월세로 돌리니 이윤이 더 커졌다. 신용도가 높아지자 은행에서는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주고 이용 한도도 점차 늘려주었다. 이자를 꼬박꼬박 잘 갚았기 때문이다. 다시 빚을 내 상가 건물을 사들였다. 다가구주택과 같은 방법으로 세입자들에게 전세금을 돌려주고 월세를 받았다. 소위 돈 버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10년 동안 10억을 만들었어요. 당시 대출 이율이 약 20% 확정금리였으니 주변 사람들은 다들 저보고 미쳤다고 했죠. 빚으로 시작했으니 언젠가 무너진다고도 했고요. 하지만 전 지금껏 무너지지 않았어요. 남들이 투자하지 않을 때 투자했을 뿐이에요.” |
|
처음에는 빚내는 것을 누구보다 두려워했지만 권선영 씨는 이제 빚에 대한 두려움이 거의 없다고 한다. 목적 없는 빚은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뚜렷한 목적이 있다면 빚도 분명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부자는 더 이상 돈을 벌고 싶은 욕망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가난한 사람은 자신이 가난한 줄 모르는 사람이고요. 빚은 부자가 되기 위해 매개체로 활용하는 것이죠. 빚 테크라는 건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부속물일 뿐이에요. 빚은 독약이죠. 경우에 따라 독이 되고 약이 되니까요. 저는 대출 이자가 대출금으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적다면 빚을 내요. 빚내기를 옳다, 그르다 판단하기보다 빚으로 어떤 가치를 창출할 것인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죠.” 보통 금융 전문가들은 부채 비율이 월급의 30%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권선영 씨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부채 비율이 50% 아래면 되고, 자신의 능력에 따라 조절하라는 것. 빚이 커질수록 수익률도 커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한다. “가령 월급 300만 원을 받는 사람이 한 달에 100만 원을 저축한다고 쳐요. 1년이면 1천 2백만 원을 모으겠죠. 현재 1년에 1억 6천~2억 정도 대출 받으면 100만 원 정도의 이자를 내야 해요. 자, 어떤 걸 선택하시겠어요. 저라면 대출금으로 부동산 투자를 하고 이자를 꼬박꼬박 갚겠어요.” 그녀의 논리는 수리적으로 간단하다. 대출금 1억으로 고스란히 땅을 샀다고 칠 때, 한 달에 대출금 이자로 갚는 돈은 55만 원 정도. 만약 그 땅이 3년 동안 30% 올랐다고 치면 3천만 원이 남는다. 그에 비해 55만 원을 3년 동안 저축하면 대략 2천만 원이 된다. 지가 상승 30%라는 전제가 따라야 하지만, 부동산 가치는 상승하게 돼 있다는 그녀의 주장대로라면 꽤나 설득력이 있는 연산이다. “빚이나 부동산 투자가 무섭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해요.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부자가 될 수 없죠. 여유 자금이 적으면 적을수록 엉덩이에 깔고 앉아 있는 재산을 점검하세요. 안전을 중요시한다면 무리하게 빚 테크에 도전할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투자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면 빚,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마세요.” 투자를 고려하는 이들을 위해 권선영 씨가 추천하는 부동산은 20~30평대의 중소형 아파트. 투자 지역에서 강남은 제외. 워낙 가격대가 높아 적은 금액으로는 투자처를 찾기 어렵다. 향후 가치가 높은 지역을 발굴해야 한다. 특히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동네 주변부터 살펴보는 것이 좋다. 그 지역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브랜드 아파트가 좋은 투자처다. 교통이 좋고 교육 환경, 근린시설 등이 발달한 지역에 입지해 있다면 초기 투자처로 알맞다. |
|
1. 빚 없는 부동산 투자는 힘들다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때 부동산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서민들이 자산만으로 부동산 투자를 하려는 건 평생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유산을 많이 받았거나, 친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대출 없이 집을 사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서민들이 처한 현실임을 인지해야 한다. 2.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대출받자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구입하고 수익을 남기는 지렛대 효과는 양날의 칼과 같다. 수익이 클수록 지렛대 효과는 커지지만 원하는 만큼 수익이 생기지 않으면 오히려 지렛대에 묶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고정 수입과 예상 수익을 잘 따져서 지렛대에 어느 정도 기댈지를 결정해야 한다. 3.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은 도박이다 전 재산이 1억이면서 2~3억을 대출받아 부동산을 산다면 분명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거액을 대출받아 언제 오를지도 모르는 부동산을 구입해 놓고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다. 부동산 시장은 언제 뒤바뀔지 모른다. 시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고, 평소 부동산 정보를 부지런히 모아 분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감나무 아래서 감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요행은 부동산 시장에 없다. |



Prev
Rss F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