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 2000년
3월 24일(금) 밤 10:00~10:40 / KBS1
■취재 : 김성모 기자 ksm@kbs.co.kr
■제작 : 보도제작국 보도제작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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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모 기자:
서울 여의도에 있는 국회도서관, 논문을 쓰기 위해 자료를 찾는
대학원생들로 늘 붐빕니다. 특히 학위 논문실의 이용객은 하루에
450여명이나 되고 6천 여권의 논문이 매일 대출됩니다. 그러나
대학원생들은 입맛에 딱 맞는 자료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김지연(대학원생):
"실전은 안 가르쳐 주니까. 자료는 어떻게 찾는지. 무슨 자료를 찾으면
좋은지 이런 걸 안 가르쳐 주니까 그런 걸 찾는 게 힘들죠. 우선 자료가
좋아야지 자기가 쓰고 싶은 게 나오거든요.”
*김성모 기자:
학위를 받고자 하는 욕심은 크지만, 어떻게 써야할지 요령부득인
사람들이 흔히 찾는 곳이 논문 대필 업체입니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대학원생들을 끌어들이는 업체까지 등장했습니다.
[현장취재-거래되는 학위논문]
*김성모 기자:
논문에 대한 서비스를 해준다는 업체입니다.
*논문 대필업자:
“과가 어느 과세요? =경영학요. 경영학요? =예.”
*김성모 기자:
전공을 물은 뒤 논문 주제를 어떻게 잡을 것인지, 거래가
시작됩니다.
*논문 대필업자:
"(자료)목록을 먼저 쭉 뽑아요. 그래서 책이 웬만큼 있는 거 하고, 너무
많이 있는 거 말고, 너무 많이 있는 거면 흔하니깐 안 되고, 너무 적게
있으면 조사 같은 걸 못하니까. 적당히 있는 걸,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들어가지 않은 부분을 주제로 삼죠.”
*김성모 기자:
이렇게 주제가 정해지면 바로 논문 목차와 계획서 등이 의뢰자에게
건네집니다.
*논문 대필업자:
"초기에 처음 계획서를 해드리면 이 걸 가지고 지도교수를 만나서 확인
받으셔야 됩니다.”
*김성모 기자:
지도 교수의 확인을 거친 뒤 연구를 위한 설문조사에 들어갑니다.
*논문 대필업자:
"-(기자)설문을 받아서 분석하는 것도 다 여기서? =그렇죠. 다 제시해
드리죠. 설문지가 이미 다 구성이 돼서 제시가 되잖아요. 계획서 내에.
통계 분석방법도 다 제시가 되니까...”
*김성모 기자:
중간 중간 지도교수가 논문의 방향을 수정하더라도 이 곳에서 알아서
고쳐줍니다.
*논문 대필업자:
"-(기자)그러면 수정이 나오면? =저희한테 주시고 설명을 해주시면
저희가 거기에 맞춰서...-(기자)그 다음에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없겠네요? =그렇죠. 저희가 해 드리면 그거 한 번 쭉 읽어 보시고,
발표도 해야 되니까...“
*김성모 기자:
이렇게 논문 한 편을 만드는 데는 20일에서 한 달 정도 밖에 안
걸립니다.
*논문 대필업자:
"시작과 동시에 한 10일 정도 되면 이런 계획서가 만들어지고요.
저희에게 접수가 되면 일주일 후에 전체 초안이 나올 수도 있고.
20일에서 한 달 정도 보시면 돼요. 전체 다.”
*김성모 기자:
석사 학위 논문 대필 비용은 보통 3백 만원, 박사 논문은 천 만원
안팎입니다.
*논문 대필업자:
"-(기자)돈은 어떻게 지불합니까? =시작할 때 계약으로 한 50만원
하고요. 그리고 중간 중간 할 때마다 (주고요). 한 백 만원 정도는 맨
마지막으로 인쇄까지 다 받으시고…”
*김성모 기자:
논문 대필과 달리 논문을 컨설팅 해준다는 업체도 있습니다. 혼자
못하는 부분을 도와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필이나
다름없습니다. 업체에서 주는 자료를 적당히 짜깁기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논문 대필업자:
"정 급하면 워드 작업은 학교 앞에 시키면 안 됩니까. 자료 그거 뭐
논문 쓴 다음에 필요 없지 않습니까. 오려 붙여 가지고 학교 앞에서 써
달라고 하세요. -(기자)자료는 순서대로? =쫙 나옵니다. -(기자)순서도
이 쪽에서 정해주나요? =어떤 자료 들어가야 되는 지 다 상세하게
합니다.”
*김성모 기자:
형식상 결론 부분 등은 학생에게 쓰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것도
다시 업체에서 고쳐줍니다.
*논문 대필업자:
"본인보고 해오라 해놓고 내가 실제는 다 지웁니다. 본인이 해오는 거
다 지우고 내가 새로 시작한다고...그러나 의미는 다르거든. 본인이
해온 거 내가 지우고 해주는 거 하고 내가 처음부터 다 해준 건
다르거든...그건 내가 수정해 주는 거거든...”
*김성모 기자:
이렇게 쓰여진 논문에 학문적 성과가 담길리 없습니다. 그 동안 발표된
각 분야의 학위논문들에서 주제에 맞는 내용을 골라내 꿰 맞추는 식으로
논문이 써집니다.
*논문 대필업자(대학강사):
"저는 아까도 얘기했지만 정치, 경제, 사회 다 하거든요. 내가 어느
분야는 잘 모르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럴 경우는 기존의 학위 논문
목차를 갖다가, 적당하게 해 가지고 학술지랑 해서 목차를 해서 주면
지도교수가 이걸 이렇게 해라 얘기할 거 아니에요. 그러면 거기 맞춰서
일사천리로 자료를 꿰넣는 거죠.”
*김성모 기자:
이런 논문 컨설팅 업체는 인터넷에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들 업체의
홈페이지엔 공개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글도 실려 있습니다.
*논문 대필업자:
"컨설팅은 한 10명에서 20명..-(기자)한 학기에요? =그렇습니다.”
*김성모 기자:
이런 외부 업체를 찾는 학생은 그나마 소수입니다. 논문 대필은 학교
안에서도 공공연히 이뤄집니다.“
*논문 대필업자(대학강사):
“학교에서 대부분 많이 해요. 조교들이. 조교들이 다해. 조교들도
불쌍하잖아요. 한 달에 월급 10 몇 만원밖에 안 되는데 다 이런 거
해요. 알게 모르게.-(기자)조교들이 대필을 해준다고요? -(기자)소개를
시켜준다는 거에요,대필을 한다는 거에요? =대필을 하죠. 대필을 많이
하죠. 이게 교육계에 알게 모르게 다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학생은
논문 못써요.”
*김성모 기자:
더욱이 논문을 지도하는 교수들도 이를 모르는 척 하는 게 관행이라는
것입니다.
*논문 대필업자(대학강사):
"-(기자)선생님들도 어느 정도 알고 있지 않나요? =다 알죠. 아는데 왜
그러냐면 석사학위는 공부하는 거에요. 박사처럼 창의적인 게 아니거든.
공부시킬려고 하는 거지. 그 사람 보고 연구하라고 그러는 게
아니거든요. 무슨 연구를 해요, 특수대학원 나와 가지고. 교수들도 다
알고 있지.”
*김성모 기자:
논문 대필을 의뢰하는 사람 가운데는 특수대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낮에는 직장에 다니고 밤에 대학원을 다니는
경우들입니다.
*대학원생:
"제가 설정한 부분이 국내 자료가 빈약한 부분이기 때문에 제가 또
직장생활 하면서 (대학원) 다녀야 하기 때문에 사실 일일이 다니면서
하기가 좀 힘들잖아요.”
*김성모 기자:
논문 대필은 명백한 범죄 행위임을 알아야 합니다. 남이 땀 흘려 연구해
내놓은 노작을 표절하거나 짜깁기해서 자신의 것인 양 눈속임하는 것은
절도행위와 다름없습니다. 대법원도 지난 96년 논문 작성 과정에서 일정
수준이상의 도움을 받았다면 불법이라고 판결했습니다. 초안을 작성
받거나 자료를 분석, 정리하는 도움을 받았다면 논문이 대작 된 것으로
봐야하며 대학 측에 대한 업무방해죄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법보다 더
대필에 엄격해야 할 대학교는 오히려 한 발 물러나 있습니다. 96년 당시
법원이 대필이라고 문제삼은 두 명에게 석사학위를 수여한 대학 두 곳도
아직까지 그 학위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당시 논문지도교수:
"-(기자)대법원 판결이 난 건 아시죠, 96년도에? =어떻게 났어요.
정확하게 몰라요. 그건 천상 판사의 판단이죠. 나는 지도교수로서 다른
수십 명의 학생과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경로로 논문지도 한 거에요. 그
학생이 고치라는 대로 고쳐왔고 내용이 괜찮고 또 수정 보완하고
그러니까 저로선 의심할 근거가 별로 없죠.”
*김성모 기자:
우리나라 논문의 99%가 있다는 국회도서관에 지난해 현재 소장된 논문은
48만 여권이나 됩니다. 이 곳에는 해마다 4만 여권의 논문이 추가되고
있습니다.
*이신재(국회도서관 사서사무관):
"지금 현재 석,박사 학위 공간으론 410평 정도가 있고요. 계속해서
수집되는 장서를 소유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서고동을
지으려고 예정 중에 있습니다. 건축까지의 기간동안 향후 5년 정도를
잡고 있는데 그 동안에 백 80평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성모 기자:
이처럼 새로 나오는 논문의 양은 엄청나지만 내용은 빈약한 게 우리
논문의 현 주소입니다.
*논문 컨설팅업자:
"비슷한 유형의 주제가 나오면 주제하고 서론, 연구목적과 내용만, 약간
변형됐지 뒷부분은 거의 다 같다고 봐요. 95% 이상이 거의 유사한
것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김성모 기자:
그렇다면 범법행위인 대필행위를 불러오고 내용까지 부실한 논문제도를
이대로 둬야할 것인지가 의문입니다. 서강대학교의 경영대학원, 이
곳에서는 지난 학기에 졸업한 64명 가운데 25명만이 논문을 썼습니다.
나머지 39명은 논문을 쓰지 않고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논문 대신
교수와의 워크샵 등을 통해 자격을 부여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학생이
논문을 쓸 것인지, 논문 대신 학점을 더 딸 것인지를 선택하게 하는
제도는 이 학교내의 다른 대학원에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조맹기(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교수):
"지금까지 우리는 학교 중심, 교수 중심으로 학교를 운영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수용자 중심으로 가게되면 수용자가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다양한 욕구가 있을 겁니다. 거기에 맞추려면 우리 논문도
다변화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학위를 마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김성모 기자:
논문은 독창성이 생명입니다. 그러나 우리 대학에서는 이 논문도 사고
파는 거래의 대상이 되며 죽은 글로 전락해 가고 있습니다. 생명력을
잃은 것은 논문 뿐만이 아니라 우리 대학원의 교육 현실일지도
모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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